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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가입저조 “필요성은 공감하나, 신뢰도 낮아”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도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그 경계선에서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낀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어떠한 확신도 없기 때문에 죽음은 보통 삶의 ‘끝’이라고 받아들여지며, 그래서 죽음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대부분 어둡고, 무섭고, 두려우며, 처연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장례문화 또한 경건하고 숙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인지 우리의 장례문화가 세속적이며 형식적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거추장스럽고 소모적인 절차를 생략하는 것은 좋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추모의 마음이라기보다 경제적인 문제라면 그리 좋은 풍경만은 아닐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자녀의 숫자가 적어지고, 친척들간의 유대감이 옅어지면서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족들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대인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장례절차를 대행해주고,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닥뜨린 유가족의 장례준비를 도와준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상조회사가 드물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은 수준이다. 상조서비스가 사회의 변천과 함께 빠르게 변하고 있는 장례 문화 속에서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에게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3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상조회사 및 장례문화에 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하였다.

<시사상조 www.sisasangjo.co.kr

 
조사 결과, 전체 59%가 앞으로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고 연령층이라고 할 수 있는 50대 이상 남녀의 인식이 각각 70%, 67%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또한 10명 중 6명(60%)이 상조서비스에 대해 자녀가 1명인 가정에서 꼭 고려해볼 만한 서비스라고 인식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핵가족이 보편화되면서 상조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상조 서비스에 가입한 응답자는 21%로 아직 적은 수준이었다. 이는 2012년 같은 조사(27.3%)보다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가입자들은 전반적으로 상조서비스에 가입하기 잘했다고 생각하기보다(27.1%), 실제 도움이 될까 걱정하는(46.7%)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이라도 해약하고 싶다는 의견도 2012년(4.8%)보다 늘어난 10%에 이르러, 상조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10.2%만이 상조회사를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상조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16.8%에 불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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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상조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현재 비가입자의 향후 상조서비스 가입 의향(29.5%)도 그리 높지 않았다.
 
다만 가입 의향을 밝힌 응답자들이 그 이유로 알기 어려운 장례절차를 대행해주고(59.7%, 중복응답), 장례 상담 및 지도서비스를 제공한다(53.6%)는 점을 꼽았다는 측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장례 문화에 익숙지 않은 현대인들의 상조서비스 이용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상주와 가족의 예절 지도(42.9%)와 유족에 대한 심리적 위로(40.8%), 수의 및 상복 등의 예의 지도(39.9%)를 제공하기 때문에 상조서비스 가입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한편 상조서비스가 부모를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의견은 36.8%로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부모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잘 준비하기 위해 상조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기본적으로 장례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의 차원에서 상조서비스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상조서비스 이용을 알아보는 것이 효도의 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34.3%로 높지는 않았다.
 
다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남성(30대 초반 33%, 30대 후반 25%, 40대 초반 31%, 40대 후반 40%, 50대 이상 48%)과 여성(30대 초반 27%, 30대 후반 28%, 40대 초반 35%, 40대 후반 36%, 50대 이상 40%) 모두 상조서비스를 알아보는 것이 효도의 일부라는 생각이 많아, 자녀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하는 부모의 마음을 조금은 읽을 수 있었다.
 
전체 44%가 자신의 사후 준비를 위해 상조서비스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상대적으로 50대 이상 남성(56%), 여성(47%)과 40대 후반 여성(53%)의 의견이 두드러진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들이 바라보는 이상적인 수명은 80세~85세(32.1%), 85세~90세(25.5%), 75세~80세(16.5%) 순이었다. 2012년(80세~85세 35.7%, 85세~90세 20.8%, 75세~80세 18.1%)에 비해 85세~90세를 이상적인 수명으로 생각하는 응답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상적인 장례 방식으로는 납골당 안치(45.2%, 중복응답), 산골 안치(26.5%)와 종교시설 유골 안치(11.2%) 등 화장 방식을 원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선산 매장(6%)과 가족 합장(4.9%) 방식을 이상적인 장례 방식으로 바라보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간소화된 장례문화라고 할 수 있는 화장 방식이 일반적인 장례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전체 83.4%가 우리나라의 장례문화가 소모적인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도 이런 변화를 읽어볼 수 있다. 장례식과 관련하여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단연 경제적 부담감(81.3%, 중복응답)을 꼽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그 다음으로 장례식장의 도박문화(55%)와 음주문화(43.7%), 밤샘문화(39.9%), 음식낭비(35.4%)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으며, 조의금에 대한 부담감(26.9%)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는 의견은 다소 적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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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응답자의 60.7%는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응답하였다. 이런 감정은 30대 초반 남성(70%)이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이미지는 이별하는(56.1%, 중복응답), 떠나가는(45.5%), 슬픈(40%) 등 주로 이별에서 파생되는 슬픈 이미지가 차지하였다. 그 다음으로 안식하는(20.9%)과 두려운(19.6%)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한편 존엄사에 대해서는 전체 69.1%가 찬성 의견을 나타냈으며, 반대 의견은 5.3%에 그쳤다. 전체 79.4%가 존엄사를 찬성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존엄사 찬성론자들은 대부분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환자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62.1%, 중복응답)는 점을 이유로 꼽았으며, 경제적인 곤란에서 가족들을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에 고려해야 한다(26.2%)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반면 존엄사 반대론자들은 생명은 소중하므로 연장해주어야 하며(35.8%, 중복응답), 소생가능성에 대한 의료진의 실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32.1%) 사실에 주목하였다. 존엄사 결정권자는 환자 본인(73.3%, 중복응답) 또는 환자 배우자(58.7%)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본 조사는 특정 기업의 의뢰 없이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 자체 기획 및 자체 비용으로 진행되었다.

<시사상조 www.sisasangj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