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 문제와 저출산으로 인한 일인가구 및 핵가족화로 인해 상을 당하면 지식이 없어 전문장례식장 및 상조회사를 이용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장례는 장례지도사와의 상담을 통해 장례일정, 장례절차, 방법을 안내하고, 장례장소와 장례용품을 공급하며, 위생적인 시신처리와 염습, 조문예절이 이르기까지 경건하게 장례절차를 진행시키고 필요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해주어 효율적으로 장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장례과정에서 우리는 ‘염습’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염습은 죽은 사람의 몸을 씻긴 다음 옷을 입히고 염포(殮布)로 시신을 꽁꽁 묶는 것을 ‘염’이라고도 한다.
‘습’이란 시신을 목욕시키고 일체의 의복을 갈아입히는 것이다. ‘염’은 소렴(小殮)과 대렴(大殮)으로 구별하는데 소렴은 옷과 이부자리로 시체를 묶는 것이고, 대렴은 시체를 완전하게 묶어서 관에 넣는 것까지를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시신을 꽁꽁 묶어 ‘결박’하는 나라는 전 세계 적으로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염습’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장례방법으로 알고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다른 나라는 시신을 바로 누워 편안히 잠을 자는 자세에서 얼굴도 의복도 평상시의 모습대로, 또는 예쁘게 치장한 모습으로 이별을 행한다. 우리나라 관과 다르게 신체크기의 2배 정도로 여유를 둔다. 또, 시신을 청결히 하는 것은 위생교육을 받은 전문가의 몫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고인을 꽁꽁 묶는 전문가는 없다.
‘주자가례’나 ‘풍수이론’에도 시신의 묶는 설명 없어
‘주자가례’에서 말하는 염은 고인의 시신이 부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감추다’는 의미이지 결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또한 묘를 쓰는 과정에서 ‘풍수사상’이 접목되게 된다. 풍수는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죽은 사람을 묻거나 집을 짓는 데 알맞은 장소를 구하는 이론이다.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 운운하며 ‘묘(墓)를 잘 써야 자손이 복을 받는다’는 음택풍수가 그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주자가례’나 ‘풍수이론’을 뒤져봐도 시신의 묶는 행위에 대한 의미를 설명한 대목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염습’으로 시신을 꽁꽁 묶는 것은 우리나라 전통 장례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염습, 우리나라 전통장례식과는 무관
염습의 유래 그 원인중 하나는 전염병이라 할 수 있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는 전염을 막으려면 환자를 격리하거나 매장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산채로 생매장을 당한 환자가 가까스로 땅 속에서 살아 나왔다면 사람들에게 환영 받기는 커녕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성급한 매장’으로 실제 관 뚜껑을 열고 살아나온다면 누구나 두려움에 떨며 ‘귀신’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도 무서워하는 존재이며, 각 나라마다 다양한 귀신이 있다.
그래서 나라마다 시체가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특유의 방법이 생겨났다. 시신를 꽁꽁 묶어 결박하여 매장하는 방법, 절단 또는 엎드린 자세로 매장하거나 낫이나 칼 등을 함께 넣고 매장하는 방법, 방부처리(미라, 엠바밍과는 다른 의미로 혈액과 내장을 빼내고 시신 안에 칼을 넣어 매장)가 그러한 것이다. 또 독일의 바이에른 주처럼 일단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죽음의 움막’에 안치시켜 정말 죽었는지 확인한 뒤에 매장한 경우도 있다.
시체가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여러 방법가운데 우리가 선택한 것은 꽁꽁 묶어 ‘결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결박‘이 우리의 ’예‘와 ’풍수‘에 결합하면서 묘한 ’전통‘을 만들어 내게된다.
바로 장례과정 중에 필수로 행하는 염습(斂襲)이다. 사람이 죽으면 깨끗이 목욕시키고 옷을 입히는 습(襲)과정을 거쳐 다음날 결박의 과정(소렴)을 행하고, 그 다음날에는 관에 입관하는 대렴의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불에 태워지는 화장을 하던 땅속에 매장을 하든 상관하지 않고 모두가 꽁꽁 묶어 처리하는 관습이 생겨난 것이다.
‘염습’은 옛날 옛적에 죽은 고인이 무덤속을 기어나와 내게 헤꼬지할 수 있다는 우매한 사람들의 치기(稚氣)가 퍼져 너도나도 따라하게 된 것 뿐이지 전통과는 무관하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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