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룹명/장례·장묘·추모

제주, 63억원 들인 동부공설묘지 '애물단지' 전락

 

 

제주시가 63억원을 들여 용강동에 동부공설묘지를 조성했으나 4년이 넘도록 운영하지 않으면서 예산 낭비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내 공설묘지 중 가장 큰 규모로 설치된 동부공설묘지는 8만8463㎡에 7931기를 매장(봉분) 또는 평장으로 안장이 가능하다.

 

제주시는 매장률 증가에 맞춰 2002년 공사에 착수, 2011년 준공했다.

 

그런데 장묘 문화가 급속하게 바뀌고 수요 예측도 빗나가면서 동부공설묘지는 준공하지 4년이 지나도록 단 한 개의 묘도 들어서지 못해 공한지로 전락했다.

 

더구나 유족 휴게실과 식당, 화장실 등 건물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동부공설묘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유는 제주지역 화장률이 2011년 54.8%, 2012년 57.4%, 2013년 59.9%에 이어 지난해 60.7%를 기록하는 등 매장률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시는 시민들에게 매장이 아닌 화장을 유도하고, 자연장지인 한울누리공원 이용을 권장하면서 매장을 목적으로 조성된 동부공설묘지는 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봉분을 설치할 수 있고 매장이 가능한 어승생공설묘지(3800기)와 서부공설묘지( 1890기) 역시 포화에 이르지 않고 화장에 따른 개장 신청이 늘면서 빈 묏자리가 계속 나오면서 동부공설묘지 조성 목적이 퇴색되고 있다.

 

용강동에 사는 김모씨(62)는 "장묘문화가 화장이 대세인 만큼 동부공설묘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묘지로 이용하지 못할 바에 체육공원으로 용도를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1만5000기를 안장할 수 있는 자연장지인 한울누리공원이 10년 내에 포화되면 동부공설묘지를 제2의 자연장지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장묘문화가 화장으로 급격히 바뀔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포화에 달한 어승생공설묘지 등을 대체하기 위해 동부공설묘지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