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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장례·장묘·추모

분청사기 상감 ‘전통4년명’ 김명리 묘지

경기도 박물관은 이달의 유물로 분청사기 상감 ‘전통4년명’ 김명리 묘지를 선정했다. 경기도 광주시 광남동 목동에 위치한 김명리(金明理, 1368~1438)의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분청사기 묘지이다.

 

묘지란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지기 위해 무덤 안이나 근처의 땅 속에 같이 묻어서 남기는 기록으로 보통 무덤 주인의 이름, 태어나고 죽은 날, 세계世系(조상의 이름 등을 적은 계통), 약력, 가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발굴당시 완형으로 출토되어 그동안 후손인 안동김씨 문온공파 대종회에서 보관해 오던 것을 2011년 경기도박물관에 위탁 보관된 상태이며, 2014년 5월 7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되었다.

 

 

 

묘지의 내용은 무덤 주인의 관품과 관직을 적은 제목인 “조선국 봉정대부 성천도호부부사 겸 권농부사 안주좌익병마단련부사 김공묘지朝鮮國奉政大夫成川都護府副使兼勸農副使安州左翼兵馬團鍊副使金公墓地”으로 시작으로 김명리의 계보·부모·이력·성품·부인과 자녀에 대한 내용 순으로 그의 행적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제작 시기는 끝부분에 “정통正統 4년 기미년(己未年:1439, 세종21) 겨울 10월 하순 집현전직제학을 지낸 류의손(柳義孫, 1398~1450)이 삼가 짓다.”라 하여 그 시기를 밝히고 있다. 묘지의 바닥에는 음각으로 “ 행자行者 학민學敏 산직山直 단동丹同”이라 적어 묘소를 관리하는 자의 이름까지 거론 된 점 등이 흥미롭다.

 

전체적인 형태는 종형鐘形으로 높이 34㎝, 바닥면의 외경은 대략 22cm이다. 상단의 연봉장식은 삼각모양으로 2단을 투각하고 가장자리는 다시 음각선을 넣어 장식하였다. 겉 표면은 수직으로 괘선을 긋고 선을 따라 글자를 음각한 다음 백토로 상감하였는데 서체가 매우 고르다. 유색은 탁한 녹색 빛이 돌며 측면에는 유약이 잘 남아 있으나 상단 부분은 유약이 거의 박락된 상태이다. 내부 상단부의 절반은 시유되어 있으나 내부 하단부와 바닥 접지면에는 유약이 없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분청사기로 만든 묘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435년에 제작된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소장 차집(車輯) 묘지가 있다.

 

김명리의 묘지는 이것과 동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규모가 크고 형태 또한 묘지로서는 유일하여 예술성이 돋보인다. 또한 묘주의 생몰년과 제작 연대가 정확하여 유물이 희박한 조선 전기의 묘지연구 및 서체, 도자기, 공예, 의례와 풍습 등에 있어 보존과 연구에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