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는 자살의 다차원적 원인을 밝히고, 자살사망자 및 시도자의 특성 및 자살의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조사기관 : 서울의대 등)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자살사망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 사망자 관련 통계자료 분석, 자살시도자 면접조사 및 대국민 자살인식조사 등으로 실시되었다.
심리적 부검은 총 72건의 자살사망 사례에 대해 유가족의 심층면담, 유서 분석 등을 통해 조사가 이루어졌다.
사망자 통계분석은 건강보험 가입자 중 공무원, 교직원 및 건강검진 참여자 등 20세 이상 320만명의 관련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분석이 이루어졌다.
자살시도자 면접조사는 지난 2013년 17개 대형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1,359명에 대한 심층면담과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 8,848명의 자료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대국민 자살인식조사는 전국에서 만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1,500명을 표본추출하여 대면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자살시도자의 시도 원인 및 특성
자살시도자의 자살시도 이유로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31.2%, 경제적 문제 10.1%, 신체질병 5.7% 등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는 고령으로 갈수록 신체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증가하며, 특히 5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70세 이상은 73.2%가 신체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자살시도자의 44%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남성은 50%, 여성은 40%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자살시도와 음주의 높은 관련성이 드러났다.
자살시도자에 대한 자살률 분석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전국 16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8,848명을 2012년 12월 31일 기준으로 통계청에서 파악된 가장 최신 사망자료에 근거하여 사망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자살시도자 가운데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236명으로 전체의 2.7%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간 10만명당 약 700명)
이러한 수치는 일반인구의 자살사망률(2012년 10만명당 28.1명)에 비해 약 25배 높은 것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자살시도자 가운데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60대의 경우 10대 자살시도자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3.6배 높았고, 70대는 3.0배로 60대 이후 자살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1.9배 높았고, 남성 자살사망자의 절반이 자살시도 7달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이 자살시도 후 조기에 재시도하여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살 수단 분석
자살사망자의 자살수단의 50%가 목맴, 17%가 추락이지만 이러한 수단은 매우 치명적이어서 대부분 현장에서 사망에 이르러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가 적어 이번 조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자살시도자의 자살시도 방법 조사 결과, 특징적인 것은 고령일수록 농약 음독으로 인한 자살 기도 비율이 증가하여 70대에서는 34.0%에 이르렀고, 번개탄 등 가스 중독으로 인한 자살시도는 30∼40대에서 1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비교해 보았을 때는 농촌지역에서 농약으로 인한 자살시도가 40.6%로 도시 지역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고, 번개탄 등 가스 음독은 도시지역에서 9.0%로 농촌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사망자의 사망 전 의료이용 실태
자살자의 사망 1년 전 의료 행태를 보았을 때 남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상해, 여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소화기계 질환, 상해의 증가가 두드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성의 경우,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의 증가율이 50%로 모든 진료과를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여성의 경우 정신과적 질환(52%)과 소화기계 질환(47%)의 의료 이용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사망자의 자살 전 우울증 관련 약물의 이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약물 이용이 증가한 가운데 수면제(109%)와 항정신병 약물(75%)의 이용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암 등 중증질환의 자살실태 분석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걸린 경우의 자살 위험을 분석한 결과, 질병 진단 이후 지속적으로 자살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경과한 집단에 비해 암 진단 6개월 미만인 집단에서 자살위험도가 남자는 2.6배, 여자는 3.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살위험도가 소폭 감소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증질환자의 정신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자살사망 유형
72건의 자살사망 사례에 대한 심리적 부검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사망 유형 4가지가 밝혀졌다.
급성 스트레스 유형(제1유형)은 자살 12개월 이내 발생한 경제·대인 스트레스 등 특정 사건으로 인해 급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이다.
만성 스트레스 유형(제2유형)은 질병, 폭력, 학대, 빈곤 등의 만성적 스트레스가 전 생애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특정 촉발 사건에 의해 사망에 이른 경우이다.
적극적 자해/자살시도 표현 유형(제3유형)은 절망감 등 심리적 고통으로 인해 자살의도를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자해 및 자살을 여러 번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망이 발생한 경우이다.
정신과적 문제 유형(제4유형)은 하나 이상의 정신과적 문제가 존재하는 가운데 자살사건으로 사망이 발생한 경우이다.
정신과적 문제 유형 유형 분류 유형 특징
-제1유형
① 급성 학업·직업 좌절/실패 스트레스:
② 급성 경제 스트레스
③ 급성 대인 스트레스
④ 급성 혼합 스트레스
-제2유형은
만성 스트레스 유형 - 오랜 기간생애 어려움 사건,양육환경(폭력, 학대 등),잇따른 실패,가정 관계 갈등,성격문제,취약한 스트레스반응,낮은 자존감,대인관계,경제적 사건으로 자살
① 만성 경제 스트레스
② 만성 대인 스트레스
③ 만성 혼합 스트레스
-제3유형
적극적 자해/자살시도
표현 유형 -심리적 고통(절망감, 무망감, 남에게 부담을 준다는 느낌, 단절된 대인관계, 소속감의 좌절 등),자해·자살시도,자살의도 노출과정에서 자살사고 발생
① 자살목적(SA_Suicidal Attempt) 자해·자살시도
② 비자살목적(NSSI_None Suicidal Self-Injury ) 자해·자살시도
제4유형
정신과적 문제 유형 - 정신과적 장애, 최소한 하나 이상의 정신과적 문제가 존재
① 단기(5년이하) ② 장기(5년초과)
유형 구분이 가능한 71건의 사례 가운데 제1유형은 19건, 제2유형은 17건, 제3유형은 13건, 제4유형은 22건으로 나타났다.
자살사망의 위험요인
이번 심리적 부검을 통해 자살 위험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14가지 자살 위험요인을 규명하였다.
공통 위험요인은 3가지로 거의 모든 자살사망자에서 1개 이상 나타나는 자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은 징후이다.
추가적 위험요인은 11가지로 공통 위험요인보다는 적지만 상당수의 자살사망자에게서 발견되는 징후이다.
연령대별 가중 위험요인 14가지 위험요인 가운데 특정 연령대에서는 자살의 위험성을 더욱 증대시키는 징후로, 20대에서는 최근의 신체건강 문제, 40대는 부부 문제, 50∼60대는 가족/지인의 신체건강 문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각 위험요인별 빈도수에 따라 특정인의 자살 위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데, 공통 위험요인이 1∼2개 이상, 추가적 위험요인이 3∼5개 이상, 연령대별 가중위험요인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자살이 임박한 상태로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고위험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향후 자살 시도 가능성이 높아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중위험 단계 및 자살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저위험 단계로 자살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
연령대별 특징적 자살예고 징후
이번 심리적 부검을 통해 각 연령대 별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정서감정, 언어적 자살 위험징후가 밝혀졌는데, 20대 이하의 경우 SNS의 사진·문구가 자살 관련 내용으로 바꾸는 등 죽음을 위한 신변정리를 하는 행동을 보이고, 경계심·불안감이 증폭되며,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표시하고, 인터넷에서 자살방법을 검색하는 등의 특징을 보였다.
30∼40대의 경우, 알코올 복용이 심해지며, 주변인에서 가족까지 관계 단절이 확장되는 양성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비는 등의 행동 및 언어 징후를 보였다.
50∼60대의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와는 다르게 호의를 베푸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며, 자식들에게 ‘어머니(혹은 아버지) 잘 모셔라’ 는 당부의 말을 하는 등의 위험 징후를 보였다.
대국민 자살 인식조사
전국 19세 이상 75세 이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자살 인식조사 분석 결과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 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73.9%로 나타나는 등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살만이 유일한 합리적 해결책인 상황이 있다’ 에 동의하는 비율이 16.9%, ‘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을 권리가 있다’ 에 동의하는 비율이 18.3%로 나타나는 등 일부 국민들은 자살에 수용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는 심한 불치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라는 물음에 56.0%가 동의한다는 의견을 보여, 자살을 문제해결의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자살한다고 위협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자살하는 경우는 드물다’ 라는 물음에 47.7%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는데, 실제로는 자살을 말하는 사람이 자살 위험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어 생명지킴이(게이트키퍼) 교육 등의 강화 필요성이 드러났다.
자살에 대한 국민 인식을 일본의 연구 결과와 비교하여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 누군가 자살을 원한다면 그 사람의 일이므로 우리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고 생각한 사람들이 11.9%였다.
일본은 ‘자살은 결국 본인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고 생각한 사람이 32.4%로 나타나 자살에 대한 주변인의 개입 필요성에 대해 우리 국민이 더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군가 자살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막을 수 없다’ 고 생각하는 사람이 25.6%로, 일본(자살은 반복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막을 수 없다)의 11.8%에 비해 높게 나타나 자살을 예방 가능하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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