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웨딩업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즘 결혼하는 신혼부부 10쌍 중 3쌍은 임신 상태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웨딩드레스, 신혼여행 등 웨딩업계 종사자들의 체감 통계에서도 적어도 10쌍 중 3쌍이 혼전 임신 부부라고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속도위반’으로 불리는 혼전임신이지만, 고령 결혼과 난임부부가 많아져 혼전임신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되는 추세로 변한 것이다. 따라서, 미리 측근에게 임신상태를 밝히고 웨딩드레스를 고르거나, 태아의 안전을 위해 가까운 곳으로 신혼여행을 떠나고, 혼수와 육아용품을 한꺼번에 장만하는 부부들도 늘고 있다.
늦은 나이에 하는 결혼 때문에, 혼전임신을 계획했다고 밝혔던 한 톱스타커플처럼, 요즘 중요한 포인트는 ‘임신과 결혼식 중 어떤 것이 먼저냐?’가 아니라 “혼전 임신이라도 계획 하에 임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자녀를 갖지 않는 경향 상 건강한 자녀의 출산을 위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계획임신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리 임신계획을 세운 임신부는 임신이 확인되지 않은 임신 초기에도 기형 유발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절반 가량 낮다고 한다. 국내 한 병원에서 임신부 1354명을 대상으로 기형 유발물질과 계획 임신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신을 미리 계획한 임신부(697명)는 알코올, 약품, 흡연, 방사선 등에 노출된 비율이 38.3%로, 그렇지 않은 임신부(657명)의 77.3%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계획 임신이 전체 임신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일생 동안 출산하는 자녀의 수가 1~2명에 그치는 만큼, 건강한 2세의 출산을 위한 계획임신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고 있다. 예비 부부의 계획임신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계획임신은 원하는 시기에 자녀를 갖고 출산하기 위한 것으로, 부부의 건강과 재정적인 면을 사전에 검토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어 건강한 자녀의 출산과 양육에 훨씬 유리하다.
조병구 총무이사는 “임신을 계획했다면 산부인과의 임신 전 검진을 미리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풍진이나 A형, B형 간염 등 바이러스 질환, 부지불식간에 감염될 수 있는 성 전파질환 등에 대한 검사와 임신 중 겪기 쉬운 빈혈 여부, 태아가 열 달 동안 자라날 자궁과 난소, 골반 장기 등에 이상은 없는지 초음파 검사로 태내 환경 이상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는 고혈압, 당뇨 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이 없는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미리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 계획을 세우면 임신 3개월 전부터 엽산제와 빈혈이 있는 경우 철분제를 미리 복용해 태아의 신경관 결손과 철 결핍성 빈혈 등도 예방할 수 있다. 금주, 금연은 물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 조절 등으로 미리 몸을 만들어 둔 예비엄마라면 태아가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랄 뿐 아니라, 출산을 수월하게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아기의 임신과 출산은 부부가 가족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중요한 일인 만큼, 계획임신은 예비엄마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예비 아빠도 임신 6개월에서 최소 3개월 전부터는 금주, 금연을 실천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아내와 함께 해 나간다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부부 간의 애정도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미리 준비하는 임신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예방적인 검진으로 질환을 파악하고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경우, 준비 없이 맞닥뜨리는 경우보다 치료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해 항상 바쁜 20~40대 커플들에게는 치료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 손해를 예방하는 것 또한 큰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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