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년 된 빙하 위를 걷는 하이킹, 바닷길에서 물개들을 친구 삼아 걸어보기, 호빗처럼 소풍 떠나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꿈같은 걷기 여행이 가능한 곳은? 바로 뉴질랜드!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걷기 여행’에 딱 맞는 봄,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뉴질랜드에는 ‘그레이트 웍스(Great Walks)’라 불리는 수많은 걷기 코스가 있다. 말 그대로 광활한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걷는 것. 나만의 비밀 장소로 걷기 여행을 떠나보자.
프란츠요셉 빙하
▶ 크레바스를 뛰어넘는 짜릿한 걷기
뉴질랜드에서만 가능한 이색적인 걷기여행을 꼽으라면 주저 않고 ‘빙하지대’를 권한다. 영화 ‘남극일기’가 실제로는 남극이 아닌 뉴질랜드에서 촬영됐다. 하늘보다 더 투명하게 빛나는 푸른 얼음 위에서 위험천만한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를 폴짝 뛰어넘는 짜릿함, 뉴질랜드 빙하는 내내 신기한 경험이다.
뉴질랜드 남섬, 연중 눈으로 덮여있는 국립공원 마운트쿡(Mt. Cook)의 서쪽 지방에 프란츠요셉 빙하(Franz Josef Glacier)가 있다. 수 억년의 세월이 만든 빙하를 오롯이 발로 밟고 걷는 여행은 크게 두 가지다. 빙하가 시작되는 산 아래에서부터 가벼운 등산을 하듯이 빙하를 오르는 글래시어워크(Glacier Walks)는 반나절 코스와 하루 코스가 있어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단체투어에 참여할 경우에는 스파이크 신발 같은 기본 장비를 제공해주므로 방수 점퍼와 편안한 바지 정도만 갖추면 된다. 또 하나는 헬기로 산꼭대기에 착륙해 그 주변을 걸어보는 헬리 하이크(Heli Hike). 요금은 비싸지만 손때 하나 묻지 않은 에메랄드 빛 빙하를 걸어볼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빙하지대로 가려면 크라이스트처치(Chirstchurch)에서 트랜즈알파인 열차를 타고 그레이마우스(Greymouth)까지 와서 빙하행 버스를 이용해도 되고, 남섬 전역에 이 지역을 향하는 버스가 많으니 시간대에 맞는 것을 골라 타면 된다.
아벨태즈만
▶ 바닷길, 숲길, 진귀한 바다생물… 끝없는 새로움이 가득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뉴질랜드에는 아벨태즈만 코스트 트랙(Abel Tasman Coast Track)이 있다. 해안길을 따라 걷다가 카약을 즐기고 바다수영을 하다가 이내 숲길을 걷게 되는 곳.
소박한 바닷가 마을에서 커피 한잔을 즐기다가 갑자기 나타난 물개를 친구삼아 걸을 수 있는 곳. 일분일초도 지루할 틈이 없이 새롭고 또 새롭다. 바다와 해양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걷기 코스다. 연중 따스한 햇살과 온화한 기후 때문에 아벨태즈만 국립공원은 전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든 코스를 걸으려면 꼬박 사나흘이 걸리지만, 수상택시를 이용하면 일정에 맞게 하루 또는 반나절 정도를 걸어볼 수 있다. 뉴질랜드 관광청은 바다 카약도 추천한다. 가이드와 동행해도 되고, 카약만 따로 빌려 맘대로 바다 위를 항해해볼 수도 있다.
해안을 따라 걷다가 물개나 블루펭귄도 만날 수 있는 행운은 덤이다. 아벨 태즈만 국립공원은 뉴질랜드 남섬의 최북단 넬슨(Nelson)에서 북서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으니 넬슨 관광안내소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밀포드 사운드와 레이크 어스킨
▶ 미들어스에서 호빗처럼 걷기
미들어스(Middle-Earth)는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천국에 가까운 세계다. 엘프와 호빗이 함께 춤을 추고, 커다란 나무가 말을 건내고, 마법이 실제로 이루어지며, 환상적인 모험이 가득한 공간. 미들어스에서 호빗처럼 소풍을 떠나보는 것은 오로지 뉴질랜드에서만 가능하다.
영화 속 마법의 장소는 뉴질랜드 전역에 흩어져 있지만, 특히 밀포드사운드의 어스킨 호수(Lake Erskine)는 그야말로 꿈 같은 걷기 장소다.
밀포드 사운드는 잘 알려져 있듯이 뉴질랜드 최고의 여행지다. 간단히 런치박스를 하나 들고 가벼운 운동화만 신고 떠나자. 피오르드랜드를 이루는 높은 산맥 위, 깎아지른 절벽에 둘러싸인 고산 호수인 이곳에 도착하면 나만의 비밀스러운 하이킹이 가능하다. 아무도 닿지 않은 미들어스에서 한두 시간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호빗의 소풍은 너무나 비밀스러워서 퀸스타운에서 출발하는 헬리콥터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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