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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장례·장묘·추모

군산시, 쌍천 이영춘박사 묘지주변 산책로 정비

일제 강점기 군산의 역사는 쌀수탈의 역사라 할 수 있다. 19세기말 부족한 쌀의 충당 및 청주의 원료인 값싼 쌀을 찾아나선 일본은 군산항 부근 지역을 유력한 농사 경영지로서 지목하고 있었기에 식민지 시대에 많은 일본인들이 군산에서 거대 농장을 경영하였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군산 인근의 90%의 농지를 빼앗아 갔으며 지금의 개정동 개정간호대 부근의 구마모토 농장은 조선인 소작인만 2만여 명에 달했다.

 

 

 

구마모토 농장은 소작인들의 질병이 쌀수탈의 걸림돌이라 여겨 농장직영 의료원을 만든 후 이영춘 박사를 초빙한 것이었지만 이영춘 박사는 식민지 약탈에 피폐해가는 동족들의 아픔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황해도에 개업한 병원을 정리하고 이곳에 와서 20리, 30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자전거로 무료 왕진을 다녔다고 한다.

 

해방후 쌍천은 이곳에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병원과 간호인력 양성을 위한 간호학교를 설립하며 평생을 농촌보건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다가 1980년에 지병인 천식이 악화되어 별세하였다. 그후 개정병원은 급변하는 근·현대사의 물결 속에서 조용히 문을 닫고 지금은 간호대학만이 운영되고 있다.

 

이후 군산시가 근대역사문화를 관광자원화 하기 시작하고 이곳 쌍천이영춘 박사가 살았던 가옥과 그의 묘지를 잇는 산책로인 구불길(구슬뫼길)이 만들어 지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도 점차 늘고 있지만 쌍천의 묘지옆 낡은 콘크리트 블록 계단은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구불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던 구간이기도 했다.

 

이에 군산시는 가슴 뭉클한 근대역사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곳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작지만 의미있는 움직임을 시작하였다. 방문객의 편익과 안전을 위해 묘지 옆의 낡은 계단을 원주목 계단으로 교체하고 주변에 잔디를 심는 등 주변 정비를 마쳤다.

 

김장원 관광진흥과장은 "크고 화려하게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단했던 우리네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군산시 곳곳의 근대역사문화의 흔적들을 찾아 정비하는 것도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며 "앞으로도 많은 돈이 들지 않는 사업들을 꾸준히 하여 전국 최대의 근대문화중심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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