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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장례·장묘·추모

복지부, 자살 유가족 위한 “심리회복 도움서” 발간

슬픔을 극복하는 법, ´치유와 회복´ 발간

주변인의 자살경험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자살생각 등 심리적 고통 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소중한 사람을 자살사고로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살 유가족을 위한 심리회복 도움서「치유와 회복」을 발간하였다고 밝혔다.

 

이 책은 가족 뿐 아니라 친구, 선·후배 등 누군가의 자살로 인해 상당기간 높은 수준의 심리적·신체적·사회적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치유와 회복」은 △사별의 경험과 그로 인해 겪게 되는 감정에 대한 설명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안내 △슬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조모임과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기관 안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자살 유가족들의 구체적인 사례와 치유·회복의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CD도 함께 제공된다.

 

또한 복지부는 「치유와 회복」, 자살사고 발생 후의 행정절차 안내, 응급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스티커 등을 담은 「마음의 구급상자」를 제작하여 자살유가족에 제공할 예정이다.

 

 

 

 

자살 유가족을 위한 심리회복 도움서 「치유와 회복」 또는 「마음의 구급상자」를 신청하고 싶은 경우는 중앙심리부검센터 (02?555-1095, www.psyauto.or.kr, psyauto@psyauto.co.kr)로 문의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 31.8%가 가족, 친척, 친구, 선·후배 등 주변의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높고(경험자 24.0% > 비경험자 17.7%) 심각한 자살생각을 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경험자 21.3% > 비경험자 9.9%)

 

또한 이들의 67.4%가 심리적 어려움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으나 실제 도움을 받은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이유는 ‘도움을 받는 방법을 몰라서(28.9%)’, ‘경제적 이유로(15.7%)’, ‘주변 시선이 의식되어서(13.2%)’ 등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심리부검을 받은 자살유가족의 사례에서도 유가족 중 37.1%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으며, 43%는 심각한 우울증상을 경험하는 등 가족의 자살은 유가족의 정서·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학병원의 안용민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자살 유가족은 고인을 잃은 슬픔에 더하여 막연한 죄책감이나 자기비난, 분노 등 복합적인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사회 통념상 고인의 죽음과 그로 인한 슬픔을 다른 사람에게 언급하는 것이 어려워 홀로 고통을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유가족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의 8.3배나 된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자살유가족의 심리적 고통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차전경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자살유가족의 애도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른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혼자서 끙끙 앓기 보다는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심리부검을 확대하고 자살유가족에 대한 심리 지원을 강화하는 등 자살유가족이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7월8일(금) 국립정신건강센터 11층 대강당에서 「치유와 회복」 책자 활용 등 자살유가족 상담 방법 교육을 위해 “실무진을 위한 유가족 개입방안 워크숍”을 개최한다.

 

워크숍은 정신건강증진센터 직원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자살예방사업이나 자살유가족 사례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도 선착순으로 참가할 수 있다. (신청메일 psyauto@psyauto.co.kr, 문의 02-555-1095)

 

자살유가족 사례

 

<사례1>
A씨는 공무원으로 평생을 재직하다, 정년퇴직 이후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 텃밭을 가꾸며 생활하였다. 결혼하여 분가한 아들 B씨는 주말마다 방문해, 퇴직한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배려심 깊은 사람이었다. 이런 아들이 2012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였고, 아들의 죽음 앞에 A씨는 망연자실하였다. 아들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찾고자, 친한 친구나 직장 동료를 만나도 돌아오는 대답은 ‘모르겠다’는 것 외에는 들을 수 없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에 대해 몰두하며, A씨는 점차 잠을 이루지 못했고 때때로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컥 올라오는 무언가 때문에 매일 소주 1-2병을 마시는 등 술에 의존하기 시작하였다. 아들의 죽음 이후 달라지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던 A씨의 아내는, 우연히 TV에서 소개된 심리부검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남편과 함께 심리부검면담을 신청하였다.
 
심리부검면담을 마친 그날 가슴 속에 얹혀 있던 큰 돌덩이가 덜어진 느낌을 받았다. 대신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던 배려 깊었던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불쑥 솟구쳐 올랐다. A씨는 심리부검면담을 진행했던 전문가의 조언대로 지역 정신건강센터에서 정기적인 상담을 받기 시작하였다. 반년이 지난 지금 A씨는 여전히 상담을 받고 있지만, 다음 달이 되면 돌아오는 아들의 생일을 맞이해 가족들과 함께 아들의 이름을 건 작은 묘목을 심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례2>
40대 여성 C씨의 일 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C씨는 남편의 잃은 슬픔을 느낄 여유도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겨진 경제적인 어려움과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남편에 대한 미움과 배신감, 원망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와 주변 지인들이 건네는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아이들 봐서 어떻게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위로의 말도 오히려 C씨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또한 청소년인 아이들에게 혹여 해가 될 까 싶어 남편의 사망 이유에 대해 말하지 못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이 집 밖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워 염려하며 전전긍긍하는 날이 많았다. 술이 없으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남편의 죽음을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대로 불편한 마음이 커져 대인관계도 점차 피하면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언론에 보도된 심리부검 면담에 보고 참여하였다. 면담 이후 C씨는 자신이 느끼는 어려움들이 비단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살 유가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듣고 위안을 받았다. 또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버지의 사망사실을 어떻게 공개하고 설명해야하는지에 구체적인 안내를 받으면서 자녀들에게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용기를 얻게 되었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