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에 따르면, ‘조현병(F20)’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료환자는 9만 4천명(2010년)에서 10만 4천명(2014년)으로 나타나 2010년-2014년 동안 연평균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4만 6천명(2010년)에서 4만 9천명(2014년)으로 3천명, 여성은 4만 8천명(2010년)에서 5만 5천명(2014년)으로 7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을 기준으로 성별·연령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현황을 살펴보면 남성은 40대(343명) > 30대(288명) > 50대(217명) 순(順)이고, 여성은 40대(336명) > 50대(316명) > 30대(275명) 순(順)으로 나타났다.
진료인원을 입원과 외래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2014년 기준 입원환자는 2만 4천명, 외래환자는 9만 4천명에 달했으며, 입원환자와 외래환자 모두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 진료형태별 진료인원 추이는, 상급종합병원과 의원급의 경우 입원이 감소하고 있으며, 나머지 의료기관에서는 입원과 외래 모두 증가하였다. 특히, 병원급에서는 입원의 증가율이 다른 의료기관보다 높았다.
‘조현병(F20)’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0년 2,836억원에서 2014년 3,291억원으로 증가하였고, 공단이 부담하는 급여비는 2010년 2,336억원에서 2014년 2,708억원으로 연평균 3.8% 증가하였다.
입원과 외래를 구분하여 보면, 입원의 경우 2010년 1,897억원에서 2014년 2,334억원으로 연평균 5.3%증가하였고, 외래는 2010년 939억원에서 2014년 958억원으로 0.5%증가하였다.
환자 1인당으로 살펴보면, 진료비는 입원환자 1인당 991만원, 외래환자 1인당 102만원으로 입원환자의 진료비 지출이 외래환자에 10배 가까이 높았다.
의료기관 종별 진료비를 살펴보면, 병원급에서 497만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주로 입원서비스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제공하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성별로 입원 및 외래현황을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입원을 하는 경향이 높았으며, 1인당 입원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조현병’의 정의, 원인 및 증상, 치료 · 예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조헌병의 정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환자나 가족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지만, 최근 약물 요법을 포함한 치료적 접근에 뚜렷한 진보가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조현병(調鉉病)’이란 용어는 2011년에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바뀐 것 이다.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하여 개명된 것이다. 조현(調鉉)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원인 및 증상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크게는 생물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이 작용하는데 그 중에서 생물학적 원인이 발병에 큰 역할을 한다. 조현병의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도파민을 비롯한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 전두엽 변연계를 비롯한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 유전적 경향성 등이 있다.
조현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망상과 환각이 있다. 망상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신을 가지고 믿는 것으로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고 믿는 피해망상,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수군댄다고 믿는 관계망상 등이 대표적이다. 환각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여러 사람이 환자에 대해서 얘기하는 내용의 소리를 듣는 환청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망상과 환각 외에도 무더운 날에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과 같은 부적절하거나 혼란스러운 생각,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감정 표현이 없어지고 말수나 행동이 줄어드는 음성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합병증
조현병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흔하고 (20~40%), 자살 시도자 중에서 약 10%정도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한 증상 때문에 생활습관 관리가 어려워 당뇨,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치료 및 예방법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항정신병약물을 이용한 약물치료이다. 약물치료는 조현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주고, 이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나아가 조현병의 재발을 막아줄 수 있다. 그 외에도 망상, 환각의 완화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환자 가족들에 대한 교육,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직업재활 등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존에는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치료가 중심이 되었다면 이제는 조현병을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나중에 조현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미리 선별하여 약물치료 또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발병을 예방하는 프로그램들이 국외 및 국내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서 많은 연구결과가 축적되지는 않았지만 몇몇 연구에서는 발병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증명되었다.
조현병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조현병의 유병율은 지리, 문화적 차이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약 5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병 환자가 2014년에 2010년에 비해 1만명이 증가해서 10만 4천명이 되었지만 50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통계상 조현병 환자가 증가한 것은 실제로 환자가 늘었다기 보다는 조현병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청장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이유는?
사춘기 및 초기 성인기는 뇌의 성숙화 과정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그런데 조현병 환자들은 생물학적인 취약성으로 인해 바로 그 시기에 뇌 성숙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문제로 조현병이 발병한다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의 중요성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조현병은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가 가능한 질병이다. 하지만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치료를 중단해서 재발한 경우에는 그만큼 치료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조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조현병이 만성화되고 사회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현병 의심 증상 및 진단이 필요한 사람의 초기증상
조현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각이다. 망상에 빠지게 되면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하거나 감시한다며 무서워하거나, 남들이 자꾸 자신을 놀리고 흉을 본다며 화를 내게 된다. 환각 때문에 자신을 욕하거나 명령하는 소리가 자꾸 들린다는 얘기도 하고, 심하면 실없이 웃음을 짓거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모습도 보일 수 있다. 그 외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일의 능률이 떨어지거나 혼자만 있으려 하고 얼굴의 표정이 없어지는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 등 다른 정신과 질환이나 신체질환에 의해서도 유사한 증상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꼭 전문의와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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