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부전선 병사들 50명…“계속 늘어날 것”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지뢰에 이어 포격 도발까지 감행함으로써 최전방부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가 내려진 가운데 전역을 스스로 미루고 일전불사의 각오로 임무 수행하겠다는 장병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육군은 24일 “이날 오전 7시 현재 50명의 장병들이 전역 연기를 희망했다”며 “현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신청자가 계속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그 동안 전역을 앞두고 훈련에 동참하거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전역을 연기하는 사례는 더러 있었으나 이번처럼 적의 총·포격 도발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실제 상황에서 자진해 전역 연기 의사를 밝히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다음은 육군이 밝힌 중서부전선 장병들의 전역 연기 사례다.
◆육군 15사단
15사단의 같은 GOP 대대에서 부분대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강범석(22), 조기현(23) 병장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지켜보면서 적에게 강한 분노를 갖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서 부대원을 위해 몸을 던진 전우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
장차 소방공무원이 꿈이기도 한 강범석 병장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21개월간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전우들을 뒤로 하고 GOP를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보다 전우를 먼저 생각하고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았던 1사단 수색팀 처럼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전역 연기 소감을 밝혔다.
또한 평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소초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조기현 병장 역시 “나처럼 GOP에서 임무 수행하던 전우가 (목함지뢰 도발로)부상 당한 모습을 보며 분노와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적의 도발 가능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 전우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책임을 다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며 부대가 GOP 경계 작전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임무 수행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육군 3사단
“살아 백골! 죽어 백골!”이라는 구호로 이름 높은 3사단은 휴전 이후 39회에 달하는 적 침투 및 도발을 모두 완전작전으로 종결했으며, 특히 1973년 박정인 장군 사단장 재임 기간 적의 총격도발에 즉각 포병사격으로 적 GP를 초토화했던 전투사례의 주역이다.
3사단 조민수, 안동국, 이준 병장을 비롯한 장병 7명도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전역 연기 의사를 밝혔다.
조민수(22) 병장은 전역 전 이미 취업에 성공해 25일 전역하고 9월부터 첫 출근이 예정돼 있었으나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조 병장은 “평소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3사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군복무 기간 매일 외치던 ‘필사즉생 골육지정’의 백골정신을 토대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는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소총수인 안동국(22) 병장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피와 땀으로 일군 선배 전우들에게 늘 빚진 마음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갚고 싶어 전역 연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육군 7사단
7사단 22살 동갑내기이자 같은 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균·주찬준 병장 역시 25일 전역 예정이었으나 21개월간 한 가족과 다름없이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전우들을 뒤로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부대를 떠날 수 없어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이들은 원래 26일, 먼저 전역한 선임 전우들과 함께 제주도로 전역기념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항공권 예약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국가 위기상황에서 적과 마주하고 있는 최전방부대 출신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일념으로 항공권을 취소하고 현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부대에 남기로 결심했다.
전문균(22) 병장은 “마지막으로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주찬준(22) 병장은 “전역 연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며 “대한민국 최전방을 수호해왔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적이 언제, 어떻게 다시 도발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서 끝까지 싸우며 한 몫 할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고”고 말했다.
육군은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시기에 전역 연기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육군 장병들을 중심으로 부대원들의 일전불사 의지가 한층 더 고무되고 있다”며 “각 부대는 확고한 전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상황과 관련, 육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매 포스팅마다 수만 명이 공감하고 수천개의 격려와 성원의 댓글이 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23일 육군 페이지 팔로워 숫자가 20만 명을 초과했다.
한 예비군이 페이스북에 군복 등을 찍은 사진과 함께 “대기하고 있습니다. 불러만주십쇼~! 충성.”이라는 메시지를 적어놓았다.
북한의 포격도발 다음날인 21일 육군 페이스북에 소개된 예비군의 결의를 모은 사진모음에는 15만 8000여 명이 공감하고 2만 4000여 개의 댓글이 끝없이 이어졌다.
같은 날 게재한 지금까지 도발 이후 적반하장 행태를 반복해온 북한을 비판한 26장의 카드뉴스에는 5만여 명이 공감하고 2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북한의 불법도발을 가차 없이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1분짜리 동영상에도 4만여 개의 공감과 23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현역, 예비역들이 결의에 찬 목소리로 하나 되어 댓글에 동참하고 있으며 장병 가족과 친구, 일반 시민의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육군은 전했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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