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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경실련, '6.1지방선거 평가와 향후과제' 정책토론회 개최

 

◆6·1 지방선거 '여당 압승' 놀랍지 않아…내용 부실한 선심성 공약 남발
◆각 정당 1년에 조례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기초의원 또다시 공천

지난 1일 치러진 6.1지방선거가 여당인 국민의힘이 17개 광역시도지사 중 12개를 차지하며 마무리됐다.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지방정부의 권한과 역할이 증가하면서 6.1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도가 높았다. 

그러나 대선 직후 지방선거가 연이어 열리게 되면서 국민의 관심도가 분산되고 말았다. 이를 틈 타 각 정당은 1년에 조례를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기초의원들을 또다시 공천했으며, 후보들은 앞다투어 선심성 공약들을 남발하여 정책실종 선거를 만들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선거과정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하기 위하여 6월 2일 목요일 오전 10시 경실련 강당에서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는 김호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경실련 유권자운동본부장)이 맡았으며,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6.1지방선거 평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공검증) 조정흔 감정평가사(부동산도시), 허수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돌봄정책),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지역경제), 허정호 광명경실련 사무처장(지역경실련) 등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하상응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가 3월 대선과 지나칠 정도로 붙어서 치러진 점을 강조했다"며, "새 정권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부족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결과가 대선과 다르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선거는 중앙선거보다 유권자들의 한 표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후보자나 공약 등에 대한 정보 부족의 이유로 투표율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투표율이 낮을수록 일반 시민보다 기득권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방선거 선출직 공무원들의 활동에 대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돌봄영역 토론을 맡은 허수연 교수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제시한 복지공약을 분석해본 결과 비전과 구체성은 물론 실행방안까지 모두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 교수는 "공약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중앙정부에 비해 지방정부의 권한이 약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역주민이 요구하는 복지서비스가 무엇인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앙정부가 돌봄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보니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정부가 복지 관련 권한을 얼마나 지방으로 넘겨줄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아울러 지방정부는 권한이 없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역할을 찾아서 실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허정호 광명경실련 사무처장은 "전국 경실련과 지역시민단체의 유권자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광명시에서는 32개의 지역단체가 모여 후보자 검증과 정책제언, 유권자 알림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유권자 운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후보에게 직접 정책제언집과 정책질의서를 전달했으며, 향후 공약 및 정책에 대한 이행평가와 시의회 의정활동 감시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경실련 차원에서도 유권자운동본부를 결성하고 5대 개혁과제 제안 및 공약화 촉구를 진행했으며,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의 3대 핵심공약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허 처장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을 위한 전국경실련 TF를 만들어 차기 총선과 지방선거를 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디지털 전환 등 미래산업 관련 공약을 제시한 반면, 국민의힘 소속 후보자들의 공약은 대부분 도로, 공항 등 SOC 토목공사와 부동산 중심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 교수는 "부동산 건설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의 분배가 소수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관련 문제들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과거 4대강 사업으로 토건산업의 비중이 커진 이후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선거를 계기로 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산업과 정책이 무엇인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천검증 분야에 대하여 엄기홍 교수는 "정당공천제 자체보다는 소수에 의해 독점되는 공천방식에 문제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현행 공천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참여에 의해 공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가 끝난 뒤에는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격년 주기로라도 시민사회가 나서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교수는 "지방선거에 지역이 사라진 이유로 지역 이슈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며, "지방정당을 창당할 수 있는 요건이 완화되면 소수정당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지방정치에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지난 정부를 거치며 부동산 분야가 최대관심사로 부각이 됐는데 양당의 공약은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평가사는 이어 "부동산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는 부동산 자산격차를 우려하면서도 자신은 이득을 보고 싶어하는 심리가 혼재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은 부동산 투기를 근절을 위한 신뢰할만한 정책이 제시해야 하지만 선거를 위해 종부세 감면이나 토건정책 등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공약들을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강세로 끝이 났는데 야당 측에서 정부여당의 세제 및 규제완화 정책을 견제할만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크게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이제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여전히 중앙에 예속되어 있으며, 지방선거는 선심성 공약과 무투표 당선자 대거 발생 등으로 지방자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경실련은 이날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지방자치와 정치개혁을 위한 전국경실련 회원과 활동가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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