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에 감염된 후 다른 환자들에게 추가로 바이러스를 전파한 환자들은 비전파 환자보다 발병 후 확진이 늦고 폐렴 증상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내 메르스 확진자 98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확진자 98명 가운데 적어도 1명 이상의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환자는 1번, 6번, 14번, 15번, 16번 등 5명이었다. 76번 환자의 경우 조사 당시에는 추가 감염자 자료가 수집이 안돼 빠졌다.
이들 5명은 감염돼 증상이 시작된 후부터 확진받기까지 최대 8.2일이 걸렸다. 메르스를 다른 사람에게 추가 전파하지 않은 나머지 93명 환자들의 증상 후 확진까지의 기간은 평균 4.6일로 조사됐다.
또 이들 5명의 전파 환자들은 병원에 내원할 당시 모두 폐렴이 진행된 상태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재갑 교수는 “폐렴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에는 폐에서의 바이러스 증식이 상당히 활발하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가래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바이러스 배출이 많으면 전파 가능한 상황도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조기에 발견이나 진단이 안 돼 폐렴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 경우, 그리고 굉장히 밀폐된 공간에서 노출이 됐던 경우가 추가 감염자들을 많이 내고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 빨리 신고하고 또 이런 급성 폐렴환자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갑 교수는 “98명 환자 가운데 내원 시에 발열이 측정된 경우가 86.7%, 기침과 가래 증상이 37.8%, 가래 증상이 23.5% 정도였다”며 “중동에서 확인했던 자료에 비해서는 호흡기 증상이 적은 편이고 발열은 거의 대부분 환자가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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