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한류팬들 “제발 한국 드라마 보게 해주세요” 이색청원
“시크릿 가든을 TV로 보고 싶다.”
한국과 지구 정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이색청원 운동이 벌어졌다. 다름 아닌 아르헨티나 내 한류팬클럽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약 1만 3000여 명이 패러디 동영상 제작, 질문 릴레이 이벤트 등을 통해 한국드라마 방영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 최초로 아시아 드라마가 방영되는 빅뉴스가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케이블 방송인 ‘마가진 TV(MAGAZINE TV)’가 1월 10일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 ‘시크릿 가든’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 2대 문화강국으로서 세계 상위권의 방송 드라마 수출국이라는 자부심과 유럽지향의 국민정서, 폐쇄적인 문화장벽 등을 이유로 일본·중국 드라마를 포함해 아시아권 국가에서 제작된 드라마의 방영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
이렇게 한국 드라마 불모의 땅 아르헨티나에 한국드라마가 방영될 수 있었던 데는 주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의 노력이 있었다. 한국문화원은 지난 6년 동안 한국 드라마 방영을 위해 ‘카날 9(Canal 9)’, ‘텔레페(Telefe)’ 등 아르헨티나 주요 방송사의 편성 책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한국 방송 콘텐츠의 우수성과 중남미 국가들에서의 성공 사례를 설명해왔다. 또한 한국 드라마 방영에 불리한 아르헨티나 현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방송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기도 했다.
이종률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장은 “현지 한류 팬클럽 회원들의 자발적인 청원운동 상황을 페이스북 등 관련된 자료와 함께 페르난데스 방송편성본부장에게 직접 보여주고, 최소한의 고정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 아르헨티나에 최초의 한국 드라마 방영이라는 성과를 끌어내는데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유력 언론 ‘라 나시온’은 지난 8일 <한국 드라마 시크릿 가든, 특별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지구 정 반대편에 탄탄한 줄거리와 신선한 인물로 가득한 보석과 같은 드라마가 있다. 한국의 흥행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마가진 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며 ‘시크릿 가든’의 방영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사실 한국은 국제 영화 및 음악 시장에서 거대 제작국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갖추고 있고 특히 한국 영화는 자국 시장 내에서도 흥행을 거듭하며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도 수상을 거머쥐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양에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드라마는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장르로 매력적인 문화 수출품으로 거듭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며 “한국 드라마는 치밀한 제작 과정, 탄탄한 스토리, 기존의 틀을 깨는 장르 결합으로 차별화 된다”고 전했다.
‘라 나시온’은 ‘시크릿 가든’에 대해 “코미디와 판타지, 로맨스를 넘나드는 참신한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고 한국에서 3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며 “2015년 ‘시크릿 가든’ 방영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시청자들은 한국의 다양한 시리즈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의 방송 전문 기자 나탈리아 트르첸코(N. Trzenko)는 “방송에서 가끔씩 우스꽝스러운 조연으로 출연하던 동양인의 모습에 익숙한 아르헨티나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한국인이 멋진 주인공 역할을 맡은 드라마가 소개된다면 그 자체가 바로 엄청난 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크릿 가든’을 방영하는 채널 ‘마가진 TV'는 아르헨티나 최대 미디어그룹 ‘그루포 클라린(Grupo Clarin)’ 소속 케이블 방송사로 중남미 각국의 유명 드라마, 영화, 음악, 오락,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시사상조신문 www.sisasangj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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