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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출생신고 없이 20년간 유령처럼 살아 온 세 자매 발견

 

제주도에서 출생 신고 없이 20년 넘게 유령처럼 살아온 23세와 21세, 14세 세 자매가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특별한 사유 없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로 40대 여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달 30일 밝혔다.

A씨는 딸인 14세 B양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교육적으로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B양보다 먼저 태어난 23, 21세 딸 역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 자매는 모두 의무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으며,의료혜택을 받은 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EBS나 인터넷강의를 통해 공부해 왔으며거의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장기간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A씨가 지난 20일 주민센터를 방문해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사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A씨와 주민센터를 함께 방문한 딸들이 "우리도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고, 세 자매가 호적에 올라있지 않은 사실을 인지한 주민센터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세 자녀 모두 집에서 출산했는데 출생신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 적도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시는 현재 임시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기 위해 성인 자녀 2명의 지문을 채취하고, 3개월간 생활비를 지원하는 긴급지원제도와 국민기초생활보장을 신청한 상태다. 또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A씨와 세 자매의 친자 관계가 인정되면 출생신고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세 자매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성인이 된 두 딸도 피해자로 보고 A씨에 대해 같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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