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다문화가족 포용대책’…담당 공무원 등 다문화 교육 의무화
교육격차 개선·동등한 교육기회 보장…군입대 다문화 장병 처우 개선
정부 간행물과 교육자료 등에 다문화·인종차별적 요소 여부를 사전에 점검하는 다문화 모니터링단이 한국건강가정진흥원내에 설치된다.
성상품화·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국제결혼중개업체의 광고에서는 얼굴, 키, 몸무게의 기재가 금지된다.
다문화가족 지원 종사자 등은 다문화 이해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여성가족부는 1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해소와 인권보호, 다문화 수용성 제고를 위한 ‘다문화가족 포용대책’을 발표했다.
2019년 기준 다문화 가구원은 1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에 이르고 다문화 출생아 수는 1만 7939명으로 전체 출생아 수의 5.9%를 차지하는 등 다문화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결혼이민자·귀화자의 10년 이상 거주비율도 증가하는 등 국내 체류가 장기화 되고 학령기 자녀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다문화 수용성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다문화가족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은 여전하며 국제결혼중개 광고에서 성차별과 인권침해 문제도 제기돼 왔다.
또한 다문화가족 구성원의 안정적 사회 정착을 위해 결혼이민자의 경제활동 참여 지원, 다문화가족 자녀의 교육 격차 해소, 군 입대 다문화 장병에 대한 지원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밖에도 귀화자 1인 가구, 사실혼 관계에서 한부모가 된 결혼이민자 등도 정부 지원과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대책은 ‘모든 가족을 차별 없이 포용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문화 사회 구현’을 목표로 ▲상호문화 존중을 통한 다문화 수용성 제고 ▲인권보호 강화 ▲균등한 기회 보장 및 포용사회 환경 조성 ▲사각지대 없는 복지서비스 제공 등 4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상호문화 존중을 통한 다문화 수용성 제고
우선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정부간행물, 교육자료 등에 다문화·인종차별적 요소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사전 컨설팅도 담당하는 ‘다문화 모니터링단(가칭)’을 운영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법령, 주요 정책에 다문화 차별 요소가 없는지를 점검해 개선을 권고하는 ‘특정다문화영향평가(가칭)’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아울러 누구든지 특정 문화, 인종, 국가 관련 혐오발언으로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하지 않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 상호존중을 위한 사회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문화가족 지원 시설 종사자 및 다문화 업무 담당 공무원의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다문화 이해교육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2021년에는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부터 다문화 이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이후에는 다문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도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하도록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을 추진하며 모든 학교에서 연간 2시간 이상 다문화 관련 교과, 비교과 활동 실시를 권고한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체험 형식의 다문화 이해교육을 확산할 수 있도록 결혼이민자를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 양성하고 지역에 설치된 다문화 교류·소통공간(80개소)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그간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시혜성 사업, 소득에 상관없이 지원하는 사업 등이 문제로 지적됨에 따라 형평성 있는 정책과 사업 시행을 위한 합리적 기준을 도입한다.
다문화가족 국민주택 특별공급 대상자 선정의 배점기준표에 소득기준과 미성년 자녀 수 등을 추가, 특별공급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제공될 수 있게 한다.
또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방문교육 서비스는 소득기준이 높은 경우 일부를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등 복지서비스의 형평성을 높인다.
인권보호 강화
일부 국제결혼중개업체의 결혼중개 광고가 성을 상품화하거나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는 등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어 이러한 광고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점검을 강화한다.
국제결혼중개 광고물에 얼굴, 키, 몸무게 등을 포함하는 행위를 거짓, 과장된 표시 광고로서 금지하고 국제결혼중개업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다문화 사회 이해 및 성인지 감수성, 인권보호를 위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
또한 불법적인 온라인 광고와 영상일기(브이로그) 형태의 영상광고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근거 규정을 마련, 방송통신위원회와 온라인 광고 상시점검 체계를 강화한다.
균등한 기회 보장 및 포용사회 환경 조성
다문화 청소년의 교육 격차를 개선하고 동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진로 컨설팅을 지원하고 진학 관련 정보를 다문화 정보제공 포털 ‘다누리’에 제공한다.
다문화가족 부모·자녀 관계 향상 및 위기사례를 지원하기 위한 다문화가족 관계회복 프로그램(‘다재다능’)을 확대 실시하고 결혼이민자의 자녀 교육과 사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문화 부모학교’를 다문화가족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2021년 중 시범 실시한다.
또한 다문화 학생이 원격수업 상황에서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호작용 기능을 도입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며 이들에게 심리·정서 서비스를 지원할 상담통역지원사 양성, 심리사회적응척도 개발·보급 등 진로와 심리지원도 강화한다.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진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통·번역사를 확대하는 등 결혼이민자의 사회적 일자리를 늘리고 이중언어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이중언어 역량을 활용한 사회진출을 지원한다.
또한 여성 새일센터의 사례관리 서비스를 확대, 결혼이민여성의 경력개발부터 취업 후 직장 적응 과정까지 지원한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군 입대 다문화 장병을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채식주의자, 특정 종교 장병 등에게 급식대체품목을 제공하고 병역판정검사 및 입영 안내 단계부터 식생활 확인이 가능하도록 병무행정시스템을 개선한다.
다문화장병의 정의를 부 또는 모가 외국국적 출신인 장병에서 배우자가 결혼이민자인 장병 등도 포함해 확대한다.
또한 일반 장병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군대 내 다문화 수용성을 높여가기 위해 노력한다.
사각지대 없는 복지서비스 제공
점차 증가하는 다문화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기 위하여 제도를 개선한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결혼이민자가 한부모가 된 경우 한부모가족 지원을 받을 수 있게(개정 한부모가족지원법 2021년 4월 21일 시행) 되며, 결혼이민자에 대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은 현재 예외적으로만 인정되고 있어 향후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결혼이민자의 현황 및 생활실태 연구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한 코로나19 관련 예방지침, 마스크 의무화 등 주요 시책 등을 12개 언어로 번역·배포해 다문화가족의 정보 접근성을 제고하는 한편 외국인 결혼이민자의 경우 상호주의와 관계없이 범죄 피해 발생 시 구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귀화자 1인 가구 등 다문화가족 지원의 사각지대가 존재함에 따라 관련 법령 개정 검토 등을 통해 이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부처별로 산재돼 있는 다문화가족 지원 서비스를 정부 대표 포털인 ‘정부24’에서 정책 수요자에게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복지, 교육,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차별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 다문화가족 지원의 빈틈을 메꾸고자 했다”며 “서로의 차이와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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